Polestarart Gallery
전시기간 : 2021년 06월 15일 ~ 2021년 07월 03일 참여작가 : 이유치 전시장소 : Polestarart Gallery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6길 17 폴스타아트 갤러리 B1
그렇게 찰나를 붙잡아본다.
I try to catch the moment like that.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유독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나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매일 택시 운전을 하셨고, 그로 인해 양손에는 오랜 노동의 흔적으로 굳은살이 가득했다. 그 굳은살은 지나간 세월을 함축시키는 듯했다. 그러한 모습들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을까. 그 모습에서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을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내면 속 깊은 곳에서 그 기억들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고 굳이 이것을 풀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나의 삶으로 이어지고,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었다. 그리고 솔직하고 진솔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시간의 흐름이 절실히 엿보이는, 겉은 벗겨져 낡은, 불규칙적, 전혀 꾸밈이 없는 그런 솔직한 삶의 현장 속에 나의 시선은 고정된다. 찾지 않으면 쉽게 만날 수 없고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어느 한 장면을 여러 가지 형식으로 기록한다. 
  현장 속에서 노력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그들의 모습들은 나에게 진정성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캔버스에 옮겨졌을 땐 나에게 주었던 인상과 나의 회화적 이미지를 결합하여 표현된다. 
  나의 기록물은 개인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고, 나의 작품으로 모여 ‘우리’의 이야기로, 나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련의 역사이자 우리들의 모습이다.  

회화 작업에선 한순간을 포착해 표현했다면, 이번 드로잉 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하루를 시간대별로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드로잉한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이야기이다. 오전 8시 41분부터 오후 9시 4분까지 사장님의 하루를 따라다니면서 만든 27개의 장면이다. 
누군가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안에서 반복적인 일상으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지곤 한다. 그래서 때로는 다른 시간,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예능이나 다큐멘터리를 보기도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일상적이지만 흔하지 않은, 같은 시간이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보여줌으로써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